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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24  ·  특허정보

특허출원은 타이밍 — 저작권을 침해한 자료도 '인용발명'이 됩니다

특허를 준비하는 분들이 가장 많이 놓치는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그건 불법으로 만든 거잖아요? 그런 걸 근거로 제 특허를 거절할 수 있나요?" 결론부터 말하면, 있습니다. 그리고 이 원칙을 아주 극적으로 보여준 사건이 최근 게임 업계에서 벌어졌습니다.

팰월드(Palworld) 소송으로 유명한 닌텐도가, 정작 일본 특허청 앞에서는 "이 자료는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니 근거로 쓰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가 보기 드물게 단호한 거절을 당한 것입니다. IP 보호에 가장 엄격하기로 소문난 회사가, 이번엔 반대편에 서서 같은 논리를 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무슨 일이 있었나

닌텐도와 주식회사 포켓몬은 '터치 조작으로 몬스터를 잡는 게임'에 관한 특허(일본 출원번호 特願2026-019762, 분할출원)를 냈습니다. 팰월드 관련 소송에서 문제가 된 특허들과 같은 특허 패밀리에 속하는 출원입니다.

그런데 일본 특허청 심사관은 이 발명이 '진보성'(당업자가 쉽게 생각해낼 수 있는지)이 없다고 봤습니다. 그 근거로 든 것이 바로 2013년에 유튜브에 올라온 한 팬 제작 게임의 플레이 영상이었습니다. 제목은 "Pokemon Generations – 3D indie Pokemon Gameplay". 개인이 만든 비공식 3D 포켓몬 게임으로, 몬스터볼을 던져 캐릭터를 잡는 장면이 그대로 담겨 있었죠. 심사관은 이 영상을 '인용문헌 1', 즉 핵심 선행기술로 삼았습니다.

잠깐, 용어 정리
인용발명(인용문헌) : 특허 심사관이 "이건 이미 있던 기술이에요"라며 근거로 제시하는 선행 자료입니다. 논문, 다른 특허, 제품 설명서는 물론 유튜브 영상까지 될 수 있습니다.

신규성 · 진보성 : 특허를 받으려면 발명이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신규성)이고, 기존 기술로부터 쉽게 떠올릴 수 없어야(진보성) 합니다. 인용발명이 이 둘을 무너뜨리면 특허는 거절됩니다.

닌텐도의 반박: "그건 저작권 침해물입니다"

닌텐도는 의견서에서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인용된 영상은 "포켓몬이 아니라 포켓몬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게임의 영상"이며, 영상 속 피카츄·사토시·몬스터볼은 진짜가 아니라 '피카츄를 침해하는 캐릭터', '사토시를 침해하는 캐릭터'라고 불러야 한다는 것이었죠. 심사관이 침해품을 마치 정품처럼 인정한 것은 부적절하고, 애초에 그런 캐릭터 이름을 언급해서는 안 된다고도 했습니다.

한마디로 "불법으로 만들어진 자료를 근거로 삼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는 논리였습니다. 상식적으로는 꽤 그럴듯하게 들립니다.

특허청의 답: "저작권 침해 여부는 상관없습니다"

2026년 7월 7일, 일본 특허청은 거절결정을 내리며 닌텐도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요지는 놀라울 만큼 명확했습니다.

특허청이 밝힌 원칙
"특허법에는 '전기통신회선을 통해 공중이 이용할 수 있게 된 발명'에서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을 제외한다는 규정이 없다. 심사기준에도, 인용발명의 저작권 침해 여부가 진보성 판단에 영향을 미친다고 되어 있지 않다. 이런 쟁점을 다룬 최고재판소나 지재고재 대합의 판결도 존재하지 않는다."

→ 따라서 인용발명이 저작권을 침해했는지 여부는 진보성 판단과 무관하며, 이는 특허 실무자에게 표준적인 사고방식이다.

쉽게 말해, 특허법이 묻는 것은 단 하나입니다. "그 기술이 출원 전에 세상에 공개되어 있었는가?" 공개된 경위가 합법이든 불법이든, 저작권을 침해했든 아니든 특허의 신규성·진보성 판단에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입니다.

심사관은 특유의 냉정한(그리고 살짝 비꼬는) 어조도 남겼습니다. 캐릭터 이름을 쓰면 안 된다면, 피카츄는 '노란 소동물 모양의 오브젝트', 몬스터볼은 '위쪽 절반이 빨갛고 아래쪽 절반이 하얀 구체 오브젝트'라고 장황하게 불러야 하는데, 그렇게 바꿔 불러도 거절 이유의 논리는 전혀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었죠. 말하자면, 아래 그림처럼 부르든 말든 결론은 같다는 뜻입니다.

빨간 모자를 쓴 소년 모양의 오브젝트 위쪽 절반이 빨갛고 아래쪽 절반이 하얀 구체 오브젝트 노란 소동물 모양의 오브젝트 초록색 소동물 모양의 오브젝트
그림 · 인용문헌 1(팬 제작 게임 영상)을 개념적으로 재구성. 심사관의 표현을 빌리면 영상 속 대상은 이렇게 불러야 하지만, 명칭을 바꿔도 진보성 판단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실제 캐릭터가 아닌 일반화된 형태로 표현했습니다.)

여기서 얻는 진짜 교훈

이 사건이 게임 팬들에게는 '닌텐도의 굴욕'으로 읽히겠지만, 발명을 가진 사람에게는 훨씬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바로 이것입니다.

특허의 세계에서 '선행기술'은 도덕이나 적법성을 따지지 않습니다. 일단 공개된 순간, 그 기술은 되돌릴 수 없는 인용발명이 됩니다.

1. 저작권을 침해한 자료도 인용발명이 된다

이번 사례가 정확히 그렇습니다. 저작권을 침해한 팬 게임 영상이라도, 그 안에 담긴 기술적 아이디어가 공개되어 있다면 다른 사람의 특허를 막는 근거가 됩니다. 이는 일본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한국 특허법도 제29조에서 '전기통신회선을 통해 공중이 이용할 수 있게 된 발명'을 신규성 상실 사유로 규정하며, 공개의 적법성 여부를 따지지 않습니다. 원칙은 동일합니다.

2. 계약을 위반해 유출된 기술도 마찬가지다

NDA(비밀유지계약)를 맺은 직원이나 협력사가 약속을 어기고 기술을 외부에 공개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계약 위반에 대한 손해배상은 별개로 청구할 수 있겠지만, 이미 공개되어 버린 발명은 신규성을 잃습니다. "계약을 어긴 쪽 잘못이니 특허는 그대로 받을 수 있겠지"라는 기대는 통하지 않습니다. 발명은 한 번 세상에 나오면 주워 담을 수 없습니다.

3. '공지예외(신규성 상실의 예외)'는 만능이 아니다

물론 구제 장치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 특허법 제30조는 발명자 스스로 공개했거나 본인의 의사에 반해 공개된 경우, 일정 기간(공개일로부터 12개월) 안에 출원하면 그 공개를 없던 것으로 보아 줍니다. 하지만 이 제도는 기간이 짧고 요건이 까다로우며, 나라마다 인정 범위가 다릅니다. '믿는 구석'으로 삼기에는 너무 위험합니다. 가장 확실한 답은 언제나 '공개하기 전에 먼저 출원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할까

실무 체크포인트
공개보다 출원이 먼저입니다. 전시회 출품, 시연, 크라우드펀딩, SNS 게시, 유튜브 영상 — 모두 '공개'입니다. 이런 활동 전에 출원을 마쳐 두세요.

비공식 자료도 방심하지 마세요. 팬 콘텐츠, 유출본, 지인에게 보여준 프로토타입까지 훗날 나의 발목을 잡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경쟁사의 특허가 부당하다고 느껴진다면, 저작권 침해물이나 비공식 공개 자료라도 선행기술로 제시해 무효를 다툴 수 있습니다.

전략은 전문가와 함께 세우세요. 무엇을, 언제, 어떤 범위로 출원할지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출원이 필요한 순간, 타이밍이 전부입니다
"지금 공개해도 될까?", "이미 남이 공개한 것 같은데 특허가 될까?" — 이런 고민이 든다면, 결정을 내리기 전에 전문가와 먼저 상의하세요. 하루의 차이가 권리의 유무를 가릅니다.
특허법인 트리즈 · 전화 02-523-0405 · 이메일 info@iptreez.com · www.iptree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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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일본 특허청 特願2026-019762 거절이유통지서(2026.4.21)·의견서(2026.6.11)·거절결정(2026.7.7), 게임동아 및 관련 보도.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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