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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난타 vs 화이자, 팍스로비드 특허가 무너진 이유 (1부)

2026년 6월 23일,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CAFC)은 에난타(Enanta Pharmaceuticals)가 화이자(Pfizer)를 상대로 낸 팍스로비드 특허 침해소송에서 에난타의 특허를 무효로 본 1심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침해 여부는 다뤄지지도 않았습니다. 특허가 자기 가출원에 적힌 숫자 하나 때문에 우선권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핵심 요약
  •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CAFC)은 2026년 6월 23일, 에난타(Enanta Pharmaceuticals)의 미국 특허 제11,358,953호를 무효로 본 1심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 원인은 가출원과 등록특허의 치환기 표기 차이 하나였습니다 — 가출원은 C₂-C₁₂ 알킬, 등록특허는 C₁-C₁₂ 알킬.
  • 우선권이 부정되자 화이자(Pfizer)가 2021년 4월 6일 공개한 니르마트렐비르 자료가 선행기술이 되어 특허를 무효화했습니다.

어떤 특허였나

문제의 특허는 미국 특허 제11,358,953호(‘953 특허), 발명의 명칭은 “Functionalized Peptides as Antiviral Agents”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의 복제를 억제하는 화합물과 그 염, 그리고 이를 이용한 치료 방법을 청구합니다. 2021년 11월 9일 출원돼 2022년 6월 14일 등록됐고, 청구항은 10개입니다.

청구항 제1항은 화학식 (VI-6a)의 화합물을 청구하면서 치환기를 이렇게 한정합니다. “X는 —CN이고, A는 임의로 치환된 C₁-C₈ 알킬 또는 임의로 치환된 헤테로아릴이다.”‘A’ 자리가 이 사건의 전부입니다.

분쟁은 이렇게 흘렀습니다

사건 개요

  • 2022. 6. 21. 에난타, 화이자를 상대로 매사추세츠 연방지방법원에 제소(1:22-cv-10967-DJC, Casper 판사).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니르마트렐비르+리토나비르)가 ’953 특허를 침해한다는 주장
  • 2022. 8. 17. 화이자, 답변과 함께 특허 무효 반소 제기
  • 2024. 12. 23. 지방법원, 화이자의 약식판결 신청을 인용 — ’953 특허 청구항 전부 무효(신규성 상실)
  • 2026. 6. 23. CAFC(Lourie·Bryson·Chen 판사) 원심 유지

주목할 점은 법원이 침해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특허가 먼저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그 과정을 시간 순으로 보면 이렇습니다.

에난타의 출원 흐름과 화이자의 공개 — 순서가 결과를 갈랐다 우선권 주장 구간 (가출원일부터 12개월) 2020. 7. 20. 가출원 63/054,048 치환기를 —NHC(O)— C₂-C₁₂-알킬로 기재 2021. 4. 6. 화이자, 발표자료로 니르마트렐비르 공개 ‘A’ 자리가 C₁-알킬 2021. 7. 19. 본출원 17/379,409 기재를 C₁-C₁₂-알킬 로 바꿔 제출 2022. 6. 14. ’953 특허 등록 일주일 뒤 화이자 상대 소송 제기 우선권이 부정되자, 이 공개가 ’953 특허의 선행기술이 됐습니다
그림 · 화이자의 공개는 에난타의 가출원과 본출원 사이에 있었습니다. 우선권이 인정됐다면 선행기술이 될 수 없었지만, 부정되는 순간 ’953 특허를 정면으로 무너뜨리는 자료가 됐습니다.

“문제는 ‘C₂’와 ‘C₁’, 탄소 원자 하나 차이였습니다.”

문제가 된 한 글자

가출원과 ’953 특허의 명세서는 거의 같았습니다. 판결문은 “단 하나의 결정적 차이를 빼면 실질적으로 동일하다”고 적습니다. 그 차이가 이것입니다.

판결문이 짚은 ‘하나의 결정적 차이’

“The ’048 provisional recites ‘—NHC(O)—C₂-C₁₂-alkyl,’ whereas the ’953 patent recites ‘—NHC(O)—C₁-C₁₂-alkyl.’”

  • C₂-C₁₂ — 탄소 원자 2~12개짜리 알킬기. 탄소 1개는 들어 있지 않습니다.
  • C₁-C₁₂ — 여기에 탄소 1개짜리 알킬기가 더해집니다.
  • 그런데 화이자의 니르마트렐비르는 바로 그 ‘A’ 자리가 —NHC(O)—C₁-알킬이었습니다.

에난타는 2021년 7월 9일에야 가출원의 ‘C₂’가 오타였음을 알아차렸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열흘 뒤인 7월 19일, 본출원에서 이를 ‘C₁’으로 고쳐 제출했습니다. 화이자가 니르마트렐비르를 공개한 4월 6일로부터 이미 석 달이 지난 뒤였습니다.

화이자는 간단히 반박했습니다. 가출원에 없던 것을 본출원에서 넣었으니 우선권은 소급되지 않고, 그렇다면 그 사이의 자기 공개가 선행기술이 된다는 것입니다. 1심과 CAFC 모두 이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에난타와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특허 분쟁은 어떻게 끝났나요?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CAFC)은 2026년 6월 23일, 에난타 파마슈티컬스(Enanta Pharmaceuticals)의 미국 특허 제11,358,953호를 무효로 본 매사추세츠 연방지방법원의 약식판결을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법원은 침해 여부는 판단하지 않았고, 특허가 우선권을 인정받지 못해 화이자(Pfizer)가 2021년 4월 6일 공개한 니르마트렐비르 자료에 의해 신규성을 잃었다고 보았습니다.

에난타 특허의 우선권 주장은 왜 인정되지 않았나요?

에난타의 미국 가출원 제63/054,048호는 치환기를 '—NHC(O)—C2-C12-알킬'로 적었지만, 등록된 제11,358,953호는 '—NHC(O)—C1-C12-알킬'로 적었습니다. 가출원에는 탄소 1개짜리 알킬기가 포함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법원은 가출원이 등록특허가 청구한 발명을 기재요건에 맞게 뒷받침하지 못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가출원에 있는 오타는 나중에 정정할 수 없나요?

등록된 특허의 명백한 오류는 정정 절차로 다룰 수 있지만, 이 사건에서 법원은 가출원의 'C2'가 정정 대상이 되는 명백한 오타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우선권의 범위는 수정 후 문서가 아니라 최초로 제출된 문서를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미국 가출원(provisional application)이란 무엇인가요?

미국 가출원은 정식 청구항 없이 발명 내용을 먼저 제출해 출원일을 확보하는 제도입니다. 제출일부터 12개월 안에 정규출원을 하면서 우선권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정규출원이 가출원의 출원일 이익을 받으려면 가출원 명세서가 정규출원의 청구발명을 기재요건에 맞게 뒷받침해야 합니다.

참고 자료

  1.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 판결문 (Enanta Pharmaceuticals, Inc. v. Pfizer Inc., No. 2025-1427, 2026. 6. 23. 선고) — https://www.cafc.uscourts.gov/opinions-orders/25-1427.OPINION.6-23-2026_2712960.pdf
  2. 미국 특허 제11,358,953호 공보 — https://patents.google.com/patent/US11358953B2/en

2부에서 다룹니다

법원은 왜 “명백한 오타”라는 주장을 물리쳤을까요. 그리고 같은 일이 한국에서 벌어졌다면 결과가 달랐을까요. 2부에서는 미국 법원의 판단 근거와, 우리 대법원 2012후2999 판결을 나란히 놓고 살펴봅니다.

이 글에 관하여

이 글은 공개된 판결문(CAFC 2025-1427, 2026. 6. 23. 선고)과 소송기록, 특허공보를 바탕으로 작성한 일반 정보이며, 특정 사안에 대한 법률자문이 아닙니다. 사건의 구체적 사실관계와 각 특허의 현재 상태는 별도의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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